신입 지원자들의 탈락 사유

최근 모 고객사에서 신입 포지션을 의뢰받았다. 경력직 포지션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신입 포지션은 이력서를 받기가 수월하다.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신입 포지션이 오픈되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방에 위치한 회사이지만 해당 지역 출신 신입들의 지원이 꽤 있었고,

1차 스크리닝 후 복수의 후보자들을 추천했다.

다들 관련 자격증이나 인턴 경험들이 있으셔서 신입으로 크게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되었다.

4명을 추천드렸고 그중 3명이 서류 합격, 모두 1차 면접을 보았다.

결과는 전원 불합격.

사유로는 회사 입사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다들 관련 경력을 신입이지만 충분히 잘 쌓아오고 공부도 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면접에 대한 압박이 높은 것이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한다.

회사에서는 신입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우리 회사에 얼마나 오고 싶은지에 대한 적극성, 자신감을 보고 싶어 한다. 다 비슷한 자격증과 인턴 경험이 있을 때 차별화를 둘 수 있는 것은 해당 회사에 대한 사전 조사와 적극성이다. 이를 잘 어필하지 못하면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지 않는다.

불합격 결과를 전달하며 아쉬움이 커진다. 역량이나 기타 다른 이유로 불합격이 아닌 적극성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왠지 더 서글퍼진다. 오랜 취업 도전에 자신감이 많이 하락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신입 포지션이 오픈되어 면접이라도 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들에게는 면접의 기회라도 한 번 경험하는 것이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 같다. 사전에 그들에게 면접팁을 더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 신입 면접인데 너무 경력직 면접처럼 사전 질문 등을 전달한 것이 오히려 그들의 자신감을 더 떨어뜨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신입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최악의 면접 경험_아니 여기서 면접을?!

재직 시절, 등골이 서늘했던 면접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나 여유 시간이 생기면 병원 근처 커피숍에 들러 내근 업무를 보곤 했습니다. 그래서 평일 낮 병원 앞 커피숍에 가보면, 같은 업계 영업사원들이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펴거나 전화를 하며 일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죠.

그런데 어느 날, 이직을 위해 지원했던 모 회사에서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고, 지정된 장소가 다름 아닌 제가 담당하던 주요 거래처 바로 앞에 있는 커피숍이었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혹시라도 아는 병원 직원이나 동료 영업사원이 보면 어쩌지?”
“지금 이 병원 담당인 내가, 병원 앞 커피숍에서 면접을 본다고?”

그래도 애써 괜찮은 척하며 면접장소에 갔는데, 들어서는 순간부터 불안해졌습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같은 회사 동료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른 회사 직원이 이 모습을 보고 우리 팀장에게 이야기하는 건 아닌지 불안했던거죠.

면접은 당연히 집중이 안 되었고, 이미 마음은 그 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나오면서 스스로에게 되물었습니다.

‘이직을 위한 중요한 면접이었는데, 왜 나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 장소를 수락했을까?’

면접은 ‘장소’도 중요합니다.

이 사건을 겪고 나서 저는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면접은 ‘언제’와 ‘누구와’뿐 아니라 ‘어디서’ 보느냐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업계 종사자들이 밀집된 지역, 또는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영역과 겹치는 공간에서의 면접은 예상치 못한 노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직 준비가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라면, 면접 장소를 조심스럽게 요청하고 조율하는 것도 중요한 자기방어입니다.

그 이후로 저는 면접 장소가 조금 멀더라도,
“혹시 장소 변경이 가능할까요?”
라는 요청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건 무례함이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와 현재 위치를 보호하기 위한 지혜였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직을 준비하시는 여러분, 면접장소도 체크리스트에 꼭 추가해두세요.
내 커리어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