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로 일하다 보면 이 질문을 정말 자주 받습니다.
“사표 냈더니 팀장님이 연봉 올려줄 테니 남으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목소리에는 묘한 감정이 섞여 있습니다. 인정받은 것 같은 뿌듯함, 그리고 어디선가 느껴지는 찜찜함. 그 두 감정이 동시에 느껴진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보세요.
카운터 오퍼(Counter Offer)는 퇴직 의사를 밝힌 직원을 잡기 위해 회사가 제시하는 역제안입니다. 연봉 인상이 가장 흔하고, 승진 약속이나 역할 변경을 함께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회사가 당신을 인정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감정을 빼고 숫자만 보겠습니다.
카운터 오퍼를 수락한 사람들의 이후 행적을 추적한 통계입니다. (GITNUX 2026 Counter Offer Statistics)
10명 중 8명이 결국 1년 안에 같은 이유로 떠납니다.
카운터 오퍼는 대부분의 경우 퇴사를 막는 것이 아니라, 퇴사를 12개월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가 카운터 오퍼를 하는 건 당신이 소중해서가 아닙니다. 교체 비용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신규 채용 비용은 통상 연봉의 50~200%에 달합니다. 온보딩에 걸리는 시간까지 더하면 새 사람을 뽑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큰 손해입니다. 당신의 이탈을 막는 것이 새 사람을 뽑는 것보다 그냥 더 싸기 때문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만약 회사가 정말로 당신을 인정했다면, 왜 사표를 내기 전까지는 연봉을 올려주지 않았을까요?
이미 당신의 가치를 알고 있었는데, 떠나겠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카운터 오퍼는 인정의 표현이 아닙니다. 급해진 것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직 시도는 기록에 남습니다.
다음 인사평가, 다음 구조조정, 다음 팀 개편에서 당신은 ‘한 번 나가려 했던 사람’으로 분류됩니다. 팀장의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데는 3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카운터 오퍼를 수락하고 남아있는 기간이 편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모든 카운터 오퍼가 나쁜 건 아닙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수락을 고민해볼 수 있는 경우는 딱 하나입니다. 이직 이유가 오직 연봉 하나였고, 그게 명확하게 해결될 때입니다. 그것도 구두 약속이 아닌 문서로 확인된 경우여야 합니다.
반면 이런 경우라면 거절을 권합니다.
연봉을 올려줘도 이것들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통장 숫자만 바뀌는 겁니다.
카운터 오퍼를 받은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지 마세요. 최소 48시간의 시간을 요청하고 아래를 확인하세요.
1. 이직을 결심한 원래 이유를 다시 적어보세요 연봉인지, 성장인지, 관계인지, 회사 방향성인지. 그리고 카운터 오퍼가 그것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지 확인하세요.
2. 연봉 인상이 문서로 확정되는지 확인하세요 구두 약속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계약서나 공식 문서로 확인되지 않는 제안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3. 이직 제안 회사와 객관적으로 비교하세요 카운터 오퍼를 받은 순간 감정이 흔들리기 쉽습니다. 처음에 이직을 결심했을 때 어떤 이유로 그 회사에 매력을 느꼈는지 다시 꺼내보세요.
당신이 사표를 낸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이유가 지금 제안받은 카운터 오퍼로 해결됩니까?
이 두 질문에 솔직하게 답할 수 있다면, 결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카운터 오퍼는 달콤하게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더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Q. 카운터 오퍼를 거절하면 분위기가 너무 나빠지지 않을까요?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퇴사 결정을 번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복잡한 상황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절할 때는 감사의 표현과 함께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서로에게 깔끔합니다. 어차피 떠날 생각이었다면 마지막까지 프로페셔널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평판 관리에도 좋습니다.
Q. 카운터 오퍼 금액이 이직 제안보다 높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금액만 보고 결정하지 마세요. 앞서 말한 것처럼 카운터 오퍼를 수락한 80%가 1년 안에 퇴사합니다. 연봉이 높아졌어도 이직을 결심하게 만든 근본 이유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합니다. 금액 비교보다 ‘왜 이직하려 했는가’를 먼저 확인하세요.
Q. 카운터 오퍼를 거절한 뒤 이직 회사에서 입사를 취소하면 어떡하죠?
드문 경우지만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이직 제안을 받은 단계에서 최종 합격 여부와 입사 확정 문서를 반드시 확인한 뒤에 퇴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구두 합격만 받은 상태에서 현 직장에 퇴사 의사를 밝히는 것은 리스크가 있습니다.
얼마 전 시애틀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채용 전문가와 미팅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후 미국에서 유학하고,…
"채용이 너무 어렵다"는 말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대표들에게서 자주 듣습니다. 공고를 올려도 지원자가 없고, 지원자가 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