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에서는 알려주지 못하는 서류 불합격 사유들

이직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이, ‘서류 불합격을 했는데 그 사유를 알려주지 않아요’라는 생각을 많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인사팀 혹은 헤드헌터들에게 문의를 해도 두리뭉실한 답변을 받은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이에 제 경험 상(물론 제 경험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인사팀에서 주로 체크하는 포인트들은 무엇이며, 왜 이런 사유들을 직접적으로 후보자들께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는지에 대해 몇 가지 사유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너무 잦은 이직
– 1년 이내 재직한 회사들이 다수 있을 시, 아무리 좋은 회사들에 재직을 하셨다고 해도 1차 필터링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력서를 보면 3개월, 6개월 단위로 계속 이직을 하셨던 분도 계시고(회사 폐업 등 부득이한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며, 그런 경우는 제외하겠습니다), 1~2년 단위로 주기적으로 이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제 경험 상 5년 차 기준으로 1~2회 이직, 10년 차 기준으로 3회 정도 이직 횟수가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으나 규모가 작은 회사 일 수록 이직 횟수를 더 깐깐하게 보는 경향이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직을 해오셨고 지금도 하실 예정이시라면 차라리 규모가 있는 중견기업 이상으로 이직을 도전해 보시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회사에서는 실무진 채용 시 이직 횟수보다는 회사에서 원하는 스킬을 잘 갖추고 있는지에 조금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기 때문에, 남들보다 이직 횟수가 더 많다는 분은 이런 전략도 고려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우리나라 기업 정서 상 ‘이직이 많다 = 우리 회사도 곧 나갈 거다’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다소 불리한 조건임에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2. 회사에서 요구하는 적정 연차보다 많거나 적을 때
– 이는 제가 올린 공고에 지원을 하시는 분들 중 대부분이 해당되는 경우입니다. JD상으로 3년 이상이라고 되어 있으면 보통 사원~대리 급 정도를 원하고 있습니다. 즉, 3년 이상 채용이라고 해서 10년 차, 20년 차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닌 것이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위와 같은 공고를 올렸을 때, 본부장, 임원급 분들도 지원을 하십니다.

물론, 3년 이상 채용을 원하지만 10년 이상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10년 이상 경력에 맞춰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 수준도 확 올라가기 때문에 오히려 더 높은 기준으로 검토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JD에 나와 있는 연차보다 더 적어도(10년 이상 경력자를 원하는데 5년 차 경력으로 지원해도 불합격 확률이 높습니다) 안되고, 더 넘쳐도 안됩니다. 우리나라 기업 특성상 해당 팀의 팀원들과의 조화, 위계질서(?)등을 위해서 연차와 연령을 철저하게 필터링하는 곳들이 생각보다 많으니 해당 조건들을 꼼꼼히 보시고 지원하시기를 바랍니다.

3. 회사는 ‘배우면 잘할 수’있는 사람보다, 안 가르쳐도 ‘즉시 투입’이 가능한 인재를 원합니다.
– 요즘 신입을 뽑지 않는 이유는 직원들 교육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경력직의 경우 입사 후 해당 업무를 즉각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즉시 전력감’을 원하는 것이며 JD에 나와있는 필수 요건, 우대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주요 업무’를 입사 후 바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 일을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배우면 잘할 수 있다’라는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력직은 ‘배워서 잘할 수 있는’사람이 아닌, 이미 충분히 이전 직장에서 해당 업무 역량을 쌓아왔고, 우리 회사에 와서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JD를 보시고 필수 요건은 모두 만족하셔야 하며, 우대 조건도 대부분 만족하셔야 요즘 같은 시기에서는 면접이라도 보실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4. 갭이어가 너무 큰 경우
–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제 기준으로는 1년 정도의 갭이어는 어느 정도 구직 활동 등으로 용인 가능한 기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경우에는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10년 넘게 일을 해오다가 당장 1~2년 일을 쉬었다고 해서 그간 쌓아온 역량이 당장 없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갭이어가 길어질수록 업무에 대한 역량 정체 등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부득이하게 갭이어를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그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으며, 갭이어 기간 동안 본인의 역량을 최소 유지라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나 공부 등을 해나가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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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크게 위와 같은 사유들이 서류에서 1차로 필터링당하는 이유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들은 후보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얘기하기에 다소 민감한 부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두리뭉실한 범위 내에서 불합격 사유를 전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JD를 잘 읽어보고 분석하셔서,
회사에서 요구하는 적정 연차인지,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지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하시고 지원하시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의 커리어 내비게이션,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당신의 커리어 내비게이션,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지금 가는 길이 정체되어 있다면, 다른 길을 찾아도 좋습니다.”

가끔 내비게이션을 따라 낯선 길을 가다 보면 실수로 다른 길로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가족을 태우고 가고 있을 때 길을 잘못 들면 순간 긴장감에 땀이 주륵 흐르는데요, 막상 잘못 든 길이 알고 보면 더 빠른 지름길이거나, 혹은 더 좋은 풍경을 보여주는 길이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차피 길은 통하게 마련이니 잠깐 길을 잘못 들었어도 결국엔 목적지에 도착했었고, 그 속에서 오히려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득, 우리가 낯선 길을 갈 때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이 우리의 커리어와도 유사한 부분이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의 커리어 여정도 내비게이션처럼 처음에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이나, 이전 세대가 지나온 길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이 회사에 가면 성공할 거야”, “이 직업을 선택하면 안정적일 거야”라는 오래된 안내 멘트들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직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오래된 지도와 같은 고정된 루트를 따라가기보다는,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도로 상황처럼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10년 전 지도와 지금의 지도가 다른 것처럼, 우리의 커리어도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방향 전환이 필요합니다. 혹시 내가 가는 길이 정체되어 있지는 않은지, 새로운 도로가 이미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길만 고집하며 돌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잘못 든 길이 예상치 못한 기회나 성장의 발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익숙한 루트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그 두려움을 뛰어넘어 낯선 길로 들어섰을 때 비로소 내게 딱 맞는 길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리어의 중요한 분기점에서 예상하지 못한 선택을 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커리어 내비게이션은 어떤 길로 안내하고 있나요?
혹시 지나간 시대의 길 위에서 멈춰 있는 것은 아닌가요?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여러분의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하고, 좀 더 흥미롭고, 더 나다운 길을 찾아볼 때가 아닐까 합니다.

* 언젠가, 커리어 내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해주고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컨설팅을 해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최악의 면접 경험_아니 여기서 면접을?!

재직 시절, 등골이 서늘했던 면접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나 여유 시간이 생기면 병원 근처 커피숍에 들러 내근 업무를 보곤 했습니다. 그래서 평일 낮 병원 앞 커피숍에 가보면, 같은 업계 영업사원들이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펴거나 전화를 하며 일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죠.

그런데 어느 날, 이직을 위해 지원했던 모 회사에서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고, 지정된 장소가 다름 아닌 제가 담당하던 주요 거래처 바로 앞에 있는 커피숍이었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혹시라도 아는 병원 직원이나 동료 영업사원이 보면 어쩌지?”
“지금 이 병원 담당인 내가, 병원 앞 커피숍에서 면접을 본다고?”

그래도 애써 괜찮은 척하며 면접장소에 갔는데, 들어서는 순간부터 불안해졌습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같은 회사 동료가 있는 것은 아닌지, 다른 회사 직원이 이 모습을 보고 우리 팀장에게 이야기하는 건 아닌지 불안했던거죠.

면접은 당연히 집중이 안 되었고, 이미 마음은 그 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나오면서 스스로에게 되물었습니다.

‘이직을 위한 중요한 면접이었는데, 왜 나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 장소를 수락했을까?’

면접은 ‘장소’도 중요합니다.

이 사건을 겪고 나서 저는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면접은 ‘언제’와 ‘누구와’뿐 아니라 ‘어디서’ 보느냐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업계 종사자들이 밀집된 지역, 또는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영역과 겹치는 공간에서의 면접은 예상치 못한 노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직 준비가 비밀리에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라면, 면접 장소를 조심스럽게 요청하고 조율하는 것도 중요한 자기방어입니다.

그 이후로 저는 면접 장소가 조금 멀더라도,
“혹시 장소 변경이 가능할까요?”
라는 요청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건 무례함이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와 현재 위치를 보호하기 위한 지혜였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직을 준비하시는 여러분, 면접장소도 체크리스트에 꼭 추가해두세요.
내 커리어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입니다.

감사합니다.